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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고양이 이야기 일곱번째

고양이 입양을 결정했다는 내용의 통화를 마쳤다. 직원이 이메일로 보내준 안내에 따라 고양이를 맞이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남편과 나는 거의 매일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인지, 각오는 되어있는지 확인했다. 긴장되고 초조했다. 아이도 갖지 않기로 약속한 우리에게

고양이 장기탁묘(사실상 영구입양)를 결정했다는 내용의 통화를 마쳤다.

직원이 이메일로 보내준 안내에 따라 고양이를 맞이하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남편과 나는 거의 매일 어떤 결정을 내린 것인지, 각오는 되어있는지 확인했다. 긴장되고 초조했다. 아이도 갖지 않기로 약속한 두 사람의 인생에 반려동물을 들인다는 것, 우리가 책임감 있고 성숙한 영혼을 가진 인간이기를 바랐다.

남편은 나의 조언대로 고양이를 위한 공간조성을 위해 기꺼이 자신의 물건들을 정리했다. 앞으로 다시는 어지럽혀지거나 잡동사니로 채워질 일이 없을 것이다. 고마운 남편, 덕분에 예상보다 더 넉넉한 공간이 마련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기쁘고 설레는 마음 대신 점점 더 떨리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기다렸던 '그 일요일'이 왔다. 봉사활동을 마친 후 고양이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1.
긴장되는 마음으로 주어진 모든 임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향했다. 직원은 부재중이었다. 그래서 우리가 데려갈 고양이가 있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13마리의 고양이'에서 이제는 4마리만 남은 고양이의 방에 들어가 기다리기로 했다. 고양이들은 두 마리씩 나와 남편의 무릎에 자리 잡고 앉아 가르랑거렸다. 보드라운 털을 쓰다듬어도 긴장은 풀리지 않았다.

10분 정도 지났을까? 직원이 서류파일을 들고 환한 미소로 우리가 있는 방에 들어왔다.

"어떤 고양이를 데려가야 하는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글쎄요, 정해주시는 고양이를 데려가겠습니다."

"저희는 두 분께 갈색털북숭이를 부탁드리기로 결정했답니다. 괜찮으신가요?"

"네? 갈색털복숭이요? 정말요?"

"여기 직원들 모두가 알아요. 이 아이가 어떤 봉사자분들을 가장 좋아하는지, 바로 두 분이에요."

그동안 우리는 이곳에서 봉사활동으로 돌보는 어떤 고양이도 편애하지 않기로 했었다. 그럼에도 집으로 귀가하면 어떤 고양이에게 마음이 갔고 안쓰럽고 예뻤는지 등을 이야기하곤 했다. 특히 주인에게 버려진 13마리의 고양이들을 이야기하며 눈물 흘린 적이 많았다.

2.
13마리 중 가장 활기차고 상냥했던 이 고양이는 우리에게 가장 아픈 손가락 같은 존재였다. 버림받은 것을 극복한 것인지, 버림받은 것도 모르는 것인지, 보는 우리가 혼란스러울 정도로 천진난만하고 순수한 에너지가 가득한 고양이. 그래서 우릴 더 울게 한 고양이. 일주일에 단 하루, 일요일 몇 시간만 만나고 헤어질 우리를 향해 매번 온 힘을 다해 뛰어와 몸을 비비고 코인사를 해주던 작은 아이.

2년 넘게 13마리를 돌보던 직원들이 갈색털북숭이가 우리를 가장 좋아한다고 해준 말 때문에, (사실 봉사활동 오리엔테이션 첫 순간부터 가졌었던) 가슴속에 꾹꾹 눌러 숨기고 있던 이 고양이를 향한 애정이 터져 나오는 것을 막지 못하고 펑펑 울었다. 눈물을 닦으라고 티슈를 챙겨주던 직원의 눈에서도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2년 넘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버림받은 13마리를 돌보는 것은 정말 가슴이 아프고 힘든 일이었어요. 그중에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한없이 밝은 이 고양이가 저희 가슴을 제일 아프게 했어요. 두 분이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 서로 교감했던 장면부터 일요일마다 두 분을 반기는 모습이 남달랐어요. 드디어 장기탁묘라도 가능해진 것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그때 이미 이 고양이는 꼭 두 분께 보내야겠다고 결정했어요."

라고 말하는 직원의 웃는 얼굴에 흐르는 눈물, 떨리는 목소리로 전하는 직원의 마음속 이야기에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사실 저희도 이 고양이를 가장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잘 부탁드려요, 어쩌면 이런 운명이 있을까요?"

"저희가 최선을 다해 책임지고 돌보겠습니다. 장기탁묘가 아닌 진짜 입양이기를 바랍니다."

"사실 이 아이는 고양이 구역에서 일하는 직원들 모두가 '공주'라고 부르고 있어요. 우리 '공주' 많이 많이 사랑해 주세요."

3.
3명의 사람이 우는 모습에 고양이들은 당황한 것일까? "야옹"하는 소리를 내며 우리들의 몸에 자신들의 몸을 밀착하며 이리저리 움직였다. 울지 말라고 토닥여주는 것 같았다. '털북숭이 공주'는 예쁜 녹색눈을 깜박이며 직원의 품에 안겼다. 자신의 운명을 아는 것일까? 순간을 느낀 것일까?

직원은 눈물을 닦고 일어나 '공주'를 안아 올려 품에 안았다. 마치 엄마가 아기를 안은 모습이었다. '공주'의 머리에 몇 번 입맞춤을 했다. 그리고 남편에게 '공주'를 넘겨주었다.

남편은 고양이를 조심스럽게, 소중하게 받아 안았다. 나는 준비해 온 이동장을 들고일어나 남편의 품에서 자연스럽게 이동장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공주'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이동장 안으로 들어갔다.이동장을 내려놓고 마찬가지로 곧 장기탁묘를 떠날 남은 3마리의 고양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쓰다듬으며 작별인사를 했다.

'다음 주 일요일에 한번 더 만날 수 있을까?, 하루라도 빨리 이곳에서 벗어나 더 이상 우릴 만나지 않는 것이 고양이들에겐 좋은 일이겠지?' 3마리의 고양이들은 '공주'가 있는 이동장으로 다가와 소리를 내기도 하고 서로 얼굴을 가까이 맞대기도 했다.

그런데 '공주'가 갑자기 울기 시작했다. 좁은 이동장안을 빙빙 돌며 안절부절못했다. '공주'의 나이 7살, 태어나 한집에서 살다가 한꺼번에 버림받은 그들의 생. 이제는 진짜 이별,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고양이 대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이별. 사람들의 가슴 마저도 아리게 하는 그들의 사연.

4.
'공주'는 단독 탁묘/입양이 적합하다고 결정이 된 고양이다. 13마리라는 큰 무리 속에서 가장 몸집이 작고 성격마저 온순한 '약한 개체', '외톨이'였다.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남편과 나의 눈에도 불쌍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13마리 중 절반의 고양이들이 시도 때도 없이 '공주'를 공격하고 화풀이 상대로 때리는 모습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웠다.

그보다 더한 고통은 '공주'가 그들에게 반격 한번 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이었다.

어릴 적 엄마가 죽는 모습을 목격했던 나. 1년도 되지 않아 새엄마가 생겼고, 계모와 친아버지에게 학대당하며 자라 온 나의 삶. 20대 후반이 되어 부당함을 깨닫기 전까지 모든 것에 순응하며 살던 내 모습이 떠올라, 봉사활동을 마친 일요일 밤이면 이 갈색털북숭이, '공주'가 불쌍하다고 남편을 붙들고 울고 또 울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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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우리 예쁜 공주

운명이다! '공주'야, 네가 드디어 우리에게 왔어! 사실 너를 장기탁묘/입양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단다.너의 순수함, 천진난만함, 맑은 영혼 우리가 지켜줄게. 이제 혼자서 모든 사랑을 받고 사는 거야.

절대 외롭지 않게 해 줄게. 우리가 너의 엄마, 아빠가 되어줄게.

행복하게 살자, 정말 행복하게 살자. 우리 예쁜 고양이!

오스트리아를 사랑하는, 오스트리아에 거주 중인 한국인.